연애소설34 3부: 관계의 틈새_#12. 갈등의 불씨 #12. 갈등의 불씨 어업조합장이 떠난 후, 도현이 기록실로 돌아왔을 때 아린의 표정은 차가워져 있었다. 그녀는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고, 도현이 들어와도 돌아보지 않았다. "아린아..." 도현이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다 들었어." 아린이 여전히 창밖을 보며 말했다. "나 때문에 너까지 말이 많아진다는 거." "그런 건 신경 쓰지 마. 김 조합장님은 원래 걱정이 많으신 분이야." 아린이 드디어 도현을 돌아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실망과 분노가 섞여 있었다. "도현아, 나 하나 궁금한 게 있어." "뭔데?" "이런 소문들이 언제부터 돌기 시작했는지 알아?" 도현은 잠깐 망설였다. 사실 소문이 시작된 지는 일주일 정도 되었는데, 아린에게 말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주일... 정도 전부터." .. 2025. 10. 7. 3부: 관계의 틈새_#11. 밀려오는 소문 #11. 밀려오는 소문 평온했던 일상에 균열이 생긴 것은 어느 화요일 오후였다. 아린이 마을 슈퍼에서 장을 보고 나오는데, 몇 명의 아주머니들이 모여서 속삭이듯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신경 쓰지 않았는데, 자신의 이름이 들리자 걸음을 멈췄다. "그런데 아린이가 정말 왜 갑자기 돌아온 걸까?" "글쎄, 도시에서 뭔 일 있었나 봐.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고향에 내려오겠어?" "내가 들은 얘긴데..." 한 아주머니가 목소리를 더욱 낮췄다. "병원에서 사고를 쳤다나 뭐라나. 그래서 쫓겨났다고 하던데." 아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사실과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자신은 사고를 친 적도 없고, 쫓겨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소문은 이미 퍼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것도 그런데, 준이 사고 때 일도 .. 2025. 10. 6. 3부: 관계의 틈새_#10. 서로의 그림자 #10. 서로의 그림자 함께 시간을 보낸 지 한 달이 지나자, 아린과 도현 사이에는 편안한 일상이 자리 잡았다. 매일 오전에 아린이 기록실을 찾아오면, 도현은 차를 준비하고 그녀는 자연스럽게 자료 정리를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도 서로에 대해 모르는 부분들이 많았다. 어느 흐린 날 오후, 아린은 1990년대 의료 관련 자료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마을 보건소 설립 관련 기사들과 함께 당시 의료진들의 인터뷰 기사도 있었다. 그 기사를 읽던 중, 아린의 손이 멈췄다. "의사나 간호사가 된다는 것은 생명을 구하는 일이지만, 동시에 죽음과 마주해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 문장을 보는 순간, 도시에서의 기억들이 물밀듯 밀려왔다. 중환자실에서 보낸 마지막 밤들, 구하지 못한 환자들의 얼굴들, 그리고 점점 무너져가.. 2025. 10. 5. 3부: 관계의 틈새_#9. 다시 스며드는 파도 #9. 다시 스며드는 파도 진실을 나눈 후, 아린과 도현의 관계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아린은 거의 매일 기록실을 찾았고, 도현도 그녀의 방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처음에는 단순히 대화를 나누는 정도였지만, 점차 함께 일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이 자료들 정리하는 거 도와줄까?" 아린이 어느 날 제안했다. 기록실 한쪽에 쌓여있는 오래된 신문 스크랩과 사진들을 보며 말했다. "괜찮아?" 도현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꽤 지루할 텐데." "집에만 있으면 더 지루해. 그리고 이런 기록들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 도현은 기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정말 고마워. 혼자 하기엔 양이 너무 많았거든." 그렇게 아린은 기록실의 자료 정리 작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1980년대부터 쌓인 마을 신문들,.. 2025. 10. 4. 이전 1 2 3 4 5 6 7 ···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