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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머문 골목에서10

#10. 꽃핀 골목(완결) #10. 꽃핀 골목(완결) "전시 취소하면 안 될까?" 수아의 말에 민호는 잠시 당황했다. 하지만 그녀의 떨리는 목소리에서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는지 알 수 있었다. "왜?" 민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교수님 말이 맞을 것 같아. 내 작품들이 정말 부족한 건 아닐까? 사람들이 보고 실망하면..." 수아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민호는 수아의 어깨를 가만히 감쌌다. "수아야, 그 사람 말은 잊어버려." "하지만..." "아니야." 민호가 단호하게 말했다. "네 작품을 가장 많이 본 사람이 누구야? 나야. 그리고 지훈이도, 공방에 오는 사람들도 모두 네 작품을 좋아해." 수아는 고개를 들어 민호를 바라봤다. "그 교수가 뭐라고 하든 상관없어. 중요한 건 네가 진심으로 만든 거잖아." 민호가 수아의 손을 잡.. 2025. 9. 28.
#9. 다시 찾아온 그림자 #9. 다시 찾아온 그림자 전시 개막을 사흘 앞둔 월요일 아침, 수아는 공방에서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었다. 작품들이 전시장으로 옮겨질 예정이었고, 민호가 선별한 책들도 함께 배치될 계획이었다. 모든 준비가 완료되어가는 상황에서 수아는 처음으로 진짜 자신감을 느끼고 있었다. "정말 잘 될 것 같아." 수아가 혼자 중얼거리며 자신이 만든 찻잔을 하나씩 확인했다. 각각의 작품마다 민호가 매칭한 책들을 떠올리니 전시회가 어떤 모습일지 그려졌다. 오전 열시쯤, 공방 문이 열렸다. 수아는 민호가 온 줄 알고 밝게 웃으며 돌아봤다. 하지만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민호가 아니었다. "장 피에르..." 수아의 얼굴에서 혈색이 사라졌다. 마르탱 교수가 서 있었다. 회색 정장에 여전히 날카로운 눈빛을 한 그가 공방을 천.. 2025. 9. 28.
#8. 마음의 틈새 #8. 마음의 틈새 수아가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은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확실히 달라졌다. 어색함은 사라지고 자연스러운 편안함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민호는 매일 오후 잠깐씩 공방에 들러 수아의 작업을 지켜보거나 간단한 대화를 나누곤 했다. 일주일 후, 지훈이 흥미로운 제안을 가지고 나타났다. "두 사람 협업하는 건 어때?" "협업?" 민호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서점이랑 도예공방이 무슨 협업을 해?" "책과 도자기 전시회야. '읽는 그릇, 담는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지훈의 눈이 반짝였다. "수아가 만든 찻잔이나 화분과 어울리는 시집이나 에세이를 민호가 선별해서 함께 전시하는 거지." 수아가 관심을 보였다. "재미있을 것 같은데?" "맞아. 그리고 관람객들이 실제로 수아의 찻잔에 차를 마시면서 책을.. 2025. 9. 27.
#7. 숨겨진 상처 #7. 숨겨진 상처 다음날 오후, 민호는 약속한 대로 공방을 찾았다. 어제의 솔직한 대화 후 두 사람 사이의 어색함은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조심스러운 기분이었다. 문을 두드리자 수아가 밝은 표정으로 나왔다. "왔구나. 들어와." 수아의 목소리에는 어제와는 다른 따뜻함이 있었다. "오늘은 새로운 화분을 만들어보려고 해. 좀 특별한 모양으로." "특별한 모양?" "응. 완전히 둥글지도 않고, 완전히 각지지도 않은... 뭔가 자연스럽게 불완전한 느낌의." 수아가 설명하며 스케치북을 보여줬다. "어제 네 말을 듣고 생각해봤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한 말." 민호는 수아의 스케치를 보며 감탄했다. 기존의 정형화된 화분들과는 달리 자유로운 곡선이 살아있었다. "정말 아름다워. 이런 발상은 어떻게 한 거야?.. 2025. 9. 27.